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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 강론 2025[2025년 10월 20일 아이반 신부님 강론] 하느님의 자비가 풍성히 흘러넘치는 이곳, 나주!

운영진
202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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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저를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아이반 신부이며, 선교사입니다. 제가 자라온 문화에서는 하느님의 축복을 물질적인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더 많은 축복을 받은 것처럼 여기는 문화이지요.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얻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차가 하나 있으면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차를 사거나 가족 모두가 차를 가지길 원합니다. 큰 집이 있어도 만족하지 못하고, 집을 하나 더 짓거나 여러 채를 소유하려 합니다. 사람들이 그런 삶을 추구합니다.
 
저로서는 참 안타깝게도,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자랐고 지금도 가톨릭 신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런 사고방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종교가 우리의 일상생활과 많이 분리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며 묵주기도를 바치고, 미사에 참여하고 기도를 드리지만, 실제로는 종교가 생활 속에서 분리되어 있고, 종교는 단지 행하는 것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저에게는 그 점이 좀 슬펐습니다. 저는 얼마 전 동유럽 순례를 마치고 왔는데, 제가 처음으로 순례를 인도했습니다. 그것은 그저 잠시 스쳐 지나가는 순례였지, 영적으로 성장하는 여정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물었습니다. “이번 순례와 여러분이 가는 다른 여행들 사이에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스스로에게도 말했지요.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짜증이 났습니다. ‘이건 내가 생각했던 순례의 모습이 아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에게 “여러분은 공동체입니다. 세상에 증인이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며, 동시에 희망의 순례자들이십니다.”
 
저는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우리가 순례 중이라고 말하면서도 정말 순례자답게 행동하고 있는가? 모든 것이 먹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는 듯하다. 어쩌면 이것은 문화적인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저는 제 편견과 선입견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 한번 지켜보자.’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조금씩 변했고, 제 잔소리 덕분인지 사람들도 점점 “아, 우리는 순례를 하고 있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삶 자체가 순례이기에 때때로 방향을 다시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나주에 왔습니다. 올해만 세 번째입니다. 처음 온 것은 호기심 때문이었고, 오래전에도 와본 적이 있지만 그 기억은 거의 잊고 있었습니다. 올해 초, 다시 나주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올해가 제 사제 서품 4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해서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주기 위해 피정을 다녀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나주에 왔지만, 마음 한켠에는 ‘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두려움이 계속 있었습니다.
 
‘이 거룩함 앞에서, 하느님 앞에서 내 나약함이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제가 위선자처럼 좋지 않은 사제인 것이 드러날까 하는 두려움이요. 그것이 그동안 저의 두려움 뒤에 있던 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아무 기대도 하지 말고, 모든 것에 열린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낫겠다. 나는 치유를 원하는가? 내가 진정 원하는 건 무엇인가?’ 저는 마침내 깨달았습니다. 하느님의 용서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제가 나름대로 좋은 사제가 되려고 노력했지만
 
제 삶과 과거에서 직면하고 싶지 않았던 일들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과거에 제가 저질렀던 죄가 있었고, 다시는 떠올리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래서 늘 마음속에는 사제로서의 죄책감이 있었습니다. ‘나는 위선자처럼 느껴진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제 소명에 항상 충실하지는 못했고, 위선자로 보일까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마마 쥴리아를 만났을 때, 저는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라는 엄청난 감정을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그분의 품 안에서 저는 녹아내렸고, 눈물을 쏟았고, 흐느꼈습니다. 이런 것을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떻게 마마 쥴리아께서 저에게 “당신의 죄는 용서받았습니다.”라고 하셨을까! 어떻게 아셨을까? 왜냐면 그것이 제가 듣고 싶었던 말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이 바로 마음을 열고 온 데서 출발했음을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회개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각자에게 회개가 필요합니다. 회개가 이루어지면 치유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곳은 바로 그런 회개를 위한 장소입니다. 우리가 십자가의 길을 걷더라도, 단순히 기도와 체험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 속에는 훨씬 더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함께 참여한 성체 거동 또한 단순히 성체와 함께하는 행렬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훨씬 더 깊은 의미가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묵상하고 더 깊은 의미를 보아야만 합니다.
 
왜 우리는 이 모든 영적 수행을 하는 걸까요? 그것은 우리 각자 안에 있는 회개의 필요성을 깨닫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이곳에 풍성히 흘러넘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그 은총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기적을 찾으러 오지 마십시오. 치유를 얻으려고만 오지 마십시오. 이 모든 것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마음가짐이 분명해야 합니다.
 
나주처럼 하느님의 자비가 충만한 곳에 올 때는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주시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와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 인생의 방향을 바꾸길 원하십니다. 사 온 음식들을 넣을 냉장고를 더 구입하는 대신 여러분의 냉장고를 비우기 시작하십시오. 여러분의 곳간을 비우기 시작하십시오. 더 받으려 하지 말고, 이제는 베푸는 삶을 시작하십시오. 우리는 마음가짐과 인생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 이곳에 왔습니다.
 
십자가의 길에 동참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그분의 고통과 죽음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신을 버리고 다른 이의 필요를 위해 고통 속에서 자신을 내어주는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보여주시기 위해 오신 이유입니다. 자신을 버리고 다른 이에게 내어줄 때, 우리는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을 찾습니다.
 
또한 성체 거동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내며, 다른 이들에게 예수가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희망의 선교사가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게 무슨 뜻일까요? 우리는 나주에 와서 이 세상을 향한 하느님 자비를 다시 한번 믿게 됩니다.
 
이 은총은 우리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받은 자비를 다른 이들과 나누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참된 희망의 선교사가 되려면, 이곳에서 찾은 희망을 다른 이들에게 전해야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집으로 돌아가면, 희망의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시작하십시오.
 
이것이 실제 삶에서는 어떻게 나타날까요?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을 내려놓고 다른 이를 위해 내어주며, 다른 이들을 위한 양식이 됨으로써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처럼 자신을 부수어 다른 이를 위한 양식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여기 와서 큰 것을 받지 못했다고 느끼고, 자신과 가족의 삶에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했더라도, 실망한 채로 돌아가지 마십시오. 스스로 변화되도록 자신을 내어드린다면, 하느님께서 여러분이 변화될 수 있도록 반드시 필요한 도움을 주실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에서 기적을 찾지 말고, 마음의 회개를 구하십시오. 하지만 우리가 이미 회개했음을 바로 깨닫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간 후에야 비로소 자신이 달라졌다는 것과 사물과 삶을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곳간을 허물고, 창고를 비우고, 수많은 고급 차들과 K-드라마들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십시오. 중요한 것은 그런 것들을 내려놓고, 다른 이를 위해 살아갈 수 있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삶을 희망의 선교사, 자비의 선교사, 사랑의 선교사로 살아가는 데 사용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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