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프로젝트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주님께서 예비하신 삶」- 715화. 비난 속에서도 고통을 대신 짊어지려 한 작은 영혼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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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속에서도 고통을 대신 짊어지려 한 작은 영혼의 절규

성령 쇄신 교구 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날따라 유독 환자들이 많았는데, 나는 늘 그렇듯 아무도 돌보지 않는 불쌍하고 약한 영혼들에게 마음이 먼저 쓰였다. 기존 봉사자들은 그런 나의 행동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수군거리기도 했지만, 나는 그 모든 시선을 사랑받은 셈 치고 기쁘게 봉헌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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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피정장 뒤편에는 직장 말기암이 온몸으로 전이된 한 노형제님이 홀로 누워 계셨다. ‘누가 이분을 모시고 왔을까? 그런데 왜 이분을 혼자 놔두었을까? 가족은?’ 임종을 기다리는 몸으로 치유의 희망을 안고 이곳까지 오셨지만, 걷지도 못하시는 그분을 돌봐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암세포가 썩어 들어가 지독한 냄새가 진동하자 사람들은 코를 막고 피하기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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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곁은 어느새 적막한 섬처럼 변해 있었다. 나 또한 한때 말기암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주님의 은총으로 살아났기에, 그분의 고통이 남의 일 같지 않아 가슴 깊이 사무쳤다. 나는 그분을 예수님이라 여기고 기쁘게 사랑을 실천하기로 결심했다. 건장한 남자 봉사자들조차 냄새가 난다며 외면했기에, 그분에게 가장 곤혹스러운 일은 바로 화장실에 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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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가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이분의 직장암을 깨끗이 치유해주시고 피정 참가자들 영혼의 추나는 그분을 부축해 화장실로 향했다. ‘주님, 이 형제님의 직장암을 깨끗이 치유해 주시고, 피정 참가자들 영혼의 추악한 악습도 다 깨끗이 닦아내 주소서. 아멘!’하고 생활의 기도를 바치며, 지독한 냄새는 아름다운 꽃향기를 맡은 셈치고 봉헌하면서 똥 묻은 앞쪽까지 우리 아기 앞쪽을 닦아주는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껏 앞과 뒤처리를 해드렸다.

오물 묻은 옷자락까지 예수님을 닦아드린 셈치고 깨끗이 닦아드리며 봉헌하는 내 마음은 평화로웠다. 그런데 평소 나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몇몇 봉사자가 이 모습을 보고 질책하기 시작했다. “율리아! 너는 다른 중요한 봉사를 해야지, 왜 환자 한 명에게만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는 거야?”라며 눈을 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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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들이 “율리아, 정말 좋은 일 하는구나. 수고 많다.”라고 격려해 준 셈 치고 봉헌하면서 나의 행동이 그들에게 분심을 주었다는 생각에 내 탓으로 봉헌하며 깊이 고개를 숙여 용서를 청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형제님이 거동을 전혀 못 하시는 환자라 제가 조금이나마 도와드리고 싶었어요.” 나의 사과에도 그들은 “흥, 네 마음대로 해!”라며 쌩하니 자리를 떠났다.
 
나는 다시 형제님 곁으로 다가가 간절히 기도했다. “주님, 가족도 사랑도 잃어버린 이 불쌍한 형제님을 부디 살려 주십시오.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사오니 주님께서 친히 오시어 성령으로 수술해 주시옵소서. 만약 이 형제님의 고통을 제가 대신 받음으로 이 형제님이 치유 받아 살아날 수만 있다면, 제가 고통을 다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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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밑바닥에서 차오르는 슬픔에 나는 어느새 엉엉 울며 절규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의식중에 입 밖으로 터져 나온 이 기도 소리를 들은 한 봉사자가 다시 비난의 화살을 쏘았다. “교만하게 무슨 기도를 그렇게 해? 고통은 응당 주님께서 받으셔야지, 왜 네가 고통을 받는다고 하는 거야? 응? 그것이 교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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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사랑으로 일치해야 할 봉사자가 던진 차가운 말투보다 더 아픈 것은 ‘고통은 응당 주님께서 받으셔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 말은 예리한 비수로 내 가슴을 더 아프게 찔러대는 고통이었다. ‘주님께서 얼마나 마음 아파하실까?’를 생각하니 가슴에 돌덩이가 얹힌 듯 숨이 막혀왔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 또한 나의 부족함 때문이라 내 탓으로 받아들였다.
 
소리 내지 않고 조용히 기도했어야 했는데, 고통받는 형제를 안고 울다 보니 나도 모르게 기도가 밖으로 새어 나온 것이었다. 나는 다시 한번 내 탓으로 받아들이며 사랑받은 셈 치고 봉헌했다. “잘못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더욱 조심하겠습니다.”라고 사과를 드렸다.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암 환자 형제님은 나의 손을 꼭 잡은 채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함께 울고 계셨다.
 
“미안합니다. 나 때문에 정말 미안합니다.” 나는 형제님의 두 손을 감싸 쥐고 함께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나의 이 눈물이 형제님의 고통과 슬픔을 깨끗이 씻어내 주기를, 주님의 자비가 그 메마른 영혼에 가득 내리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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